
카카오페이증권이 한국신용평가로부터 기업어음(CP)과 전자단기사채(STB)에 대해 신용등급 A3+를 받았다. 이번 평가는 회사 설립 이후 첫 신용등급을 받은 것으로 최대 1600억원 규모의 단기사채 발행 한도를 확보했다. 카카오페이증권은 본격적인 외부 유동성 조달 기반을 마련했다.
업계에 따르면, 이번 등급은 단기 채무에 상환 능력은 양호하지나 급격한 환경 변화에는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수준이다. 단기 신용등급은 A1에서 D까지 총 6단계로 나뉜다.
한국신용평가는 이번 평가에서 “카카오 계열 소형 증권사로 시장지위는 낮지만, 재무안정성이 우수하고 필요할 때 그룹의 지원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카카오 그룹에서 증권업의 전략적 역할과, 그룹 차원에서 지원 여력이 반영됐다.
카카오페이증권 관계자는 “이번 등급 취득은 단기자금 조달 수단을 확보하기 위한 사전적 대응”이라 밝히며 “제도적으로 유연한 운용을 위해서는 신용평가가 필수이기 때문에, 당장 발행을 위한 것은 아니지만 선제적으로 준비한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페이증권은 지난 2020년 카카오페이 자회사로 편입된 이후 플랫폼 기반의 리테일 금융서비스에 주력하고 있다. 카카오페이 사용자 기반을 활용한 모바일 주식 거래 서비스를 확대하며, 지난해 거래금액은 전년 대비 23조원 증가한 53조원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수수료 수익도 확대됐고, 2024년 4분기와 2025년 1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36억원, 순이익은 37억원이다.
다만 수익 구조는 아직까지 안정적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2020년 이후 5년 연속 당기순손실이 이어지며 누적 손실은 1496억원에 달한다. 자본 규모가 작아 갑작스러운 손실이 발생하면 재무 건전성이 빠르게 악화될 수 있다는 점도 부담 요인이다.
반면, 재무 건전성은 비교적 양호하다. 운용자산의 80% 이상이 예치금·미수금 등 위험도가 낮은 자산이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셜(PF) 노출도 자기자본 대비 16%(263억원) 수준이다. 차입금 400억원은 전액 모회사인 카카오페이로부터 조달돼 상환 부담도 낮다.
한국신용평가는 “고객 기반 확대에 따른 수익성 개선 여부가 향후 신용도 유지의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두호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