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명보험 빅3로 불리는 삼성·교보·한화생명에서 상품 판매 전략이 엇갈리고 있다. 보험계약 수익성과 절대적인 양을 두고 회사별 판단이 나뉘며 일반계정 매출에서 역전이 나타났다.
보험사는 상품별 특성을 고려해 보장·저축성보험이 포함되는 일반계정, 변액보험과 퇴직연금 등 투자 성격 상품으로 구성된 특별계정으로 계정을 분류해 관리하고 있다.
4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올 1분기 한화생명이 일반계정에서 소비자로부터 거둬들인 수입보험료가 4조368억원으로 전년 동기(2조8094억원) 대비 1조2000억원 이상 증가했다. 같은 기간 삼성생명 수입보험료가 4조222억원, 교보생명은 3조1340억원으로, 한화생명 일반계정 매출이 분기 기준 처음으로 삼성생명을 넘어섰다.
이는 지난 2023년 보험사에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이 도입된 이후 대형사들 사이서 판매 전략이 엇갈린 영향으로 관측된다. 한화생명은 올 1분기 연금보험 판매를 대폭 확대한 반면, 삼성생명은 연금 포함 저축성 상품 판매를 축소하고 있다.
신제도 도입 직후(2023년 3월) 1조4332억원에 달했던 삼성생명 개인 연금보험 초회보험료는 작년 3월 6630억원까지 감소했다가, 올해 1분기 2117억원까지 줄었다. 초회보험료는 보험계약 직후 소비자가 납입한 보험료를 말한다.
반대로 올 1분기 한화생명 개연연금 초회보험료는 1조2349억원으로 전년 동기(2375억원)보다 1조원가량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보생명은 1분기를 기준으로 △2023년 1조8866억원 △2024년 1조5410억원 △2025년 1조3474억원 등 연금보험 판매를 점차 줄이는 추세다.

보장성 보험에서도 회사별 판매 성향이 뚜렷하게 나뉘고 있다. 1분기 삼성생명이 거둬들인 제3보험 초회보험료가 308억원으로 한화생명(23억원), 교보생명(20억원) 대비 압도적인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 한화생명은 종신보험 초회가 537억원으로 삼성(318억원), 교보(249억원) 대비 200억원 이상 높은 매출을 거뒀다.
교보생명은 3개사 중 유일하게 신규 퇴직연금(특별계정)에 집중하고 있다. 올 1분기 교보생명 특별계정 초회보험료는 1조974억원으로 삼성(499억원), 한화(498억원) 대비 1조원 이상 높았다.
업계는 삼성생명이 수익성이 높은 상품들을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하는 가운데, 한화생명과 교보생명은 건별 규모가 큰 종신·연금보험, 퇴직연금 판매 등에 집중하면서 매출에 역전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한다.
보험연구원은 IFRS17 하에서 무위험수익률을 적용할 경우 저축성 상품 보험계약마진율이 1.2%, 종신보험은 9.7%, 제3보험(건강보험)은 19.1%라고 분석한 바 있다. 같은 금액으로 보험을 판매해도 수익성에 차이가 발생한다는 의미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IFRS17 도입 이후 단순 매출보다 판매 이후 얼마나 수익으로 연결될 수 있는지가 중요해지면서 회사별 전략이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박진혁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