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BYD가 유럽 자동차 시장에서 처음으로 미국 테슬라를 앞질렀다.

시장조사업체 자토다이내믹스에 따르면 4월 유럽 시장에서 BYD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69% 증가한 7231대를 기록했다. 반면 테슬라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49% 감소한 7165대를 기록했다.

펠리페 뮤노스 자토다이내믹스 애널리스트는 “두 브랜드의 월간 판매량 차이는 미미할 수 있지만 그 의미는 엄청나다”며 “유럽 자동차 시장에 있어 분수령”이라고 말했다. 이어 “테슬라는 수년간 유럽 전기차 시장을 선도했지만 BYD는 2022년 말 노르웨이와 네덜란드를 포함 유럽 시장을 공략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고 설명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 경영자(CEO)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최측근으로 활동한 것에 대한 반감이 테슬라 판매량 감소에 영향을 줬다고 로이터통신은 분석했다.

유럽자동차제조업협회에 따르면 유럽연합(EU) 내 테슬라 신규 등록은 1월 전년 동기 대비 50% 감소한 데 이어 2월(-47%)과 3월(-36%)에도 감소세를 보였다.

로이터는 “노후화된 모델 라인업과 머스크 CEO의 정치적 입장으로 인해 미국 전기차 제품에 대한 수요가 감소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지난 달 유럽 전기차 등록은 전년 동기 대비 28% 증가했는데, 주로 중국 전기차 브랜드 영향”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EU 집행위원회의 중국산 전기차에 17.8%~45.3%의 고관세 부과에도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앞세운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수요는 여전하다는 뜻이다.

BYD에 부과된 관세는 27.0%다. 지리자동차는 28.8％, 상하이자동차는 45.3％ 관세를 각각 부과받았다. 반면 중국 상하이 공장에서 테슬라 관세는 17.8％로 가장 낮다.

EU와 미국이 중국 전기차 굴기를 막기 위해 중국산에 대해 무역 장벽을 세우고 있지만 중국 전기차는 빠르게 해외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중국자동차공업협회(CAAM)에 따르면 1~4월 중국 신에너지차(전기·수소·하이브리드차) 판매량은 430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46.2% 증가했다. 이 가운데 수출량은 64만2000대로 전년 동기 대비 52.6% 증가했다. CAAM는 올해 중국 전체 자동차 수출량이 전년 대비 5.8% 증가한 620만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김지웅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