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미국 전기차 시장이 두 자릿수 성장세를 기록한 가운데 브랜드별 희비가 엇갈리며 순위에 지각변동이 발생했다.
신차 효과를 바탕으로 1분기 판매량에서 쉐보레가 현대차를 추월하고, 혼다가 기아를 앞지르는 이변이 연출됐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콕스오토모티브에 따르면, 1분기 미국 전기차 판매량은 29만6227대로 전년 동기(26만5981대) 대비 11.4% 늘었다. 전체 신차 가운데 전기차 시장 점유율은 7.5%였다.
테슬라는 1분기 12만8100대로 1위를 지켰지만, 전년 동기 대비 판매가 33.8% 줄어든 '모델 Y' 부진으로 전체 판매가 8.6% 감소했다. 포드는 '머스탱 마하-E(1만1603대)' 선전으로 11.5% 늘어난 2만2550대를 판매했다.
쉐보레는 전년 동기(8957대) 대비 114.2% 성장한 1만9186대를 출고하며 브랜드별 판매 순위에서 전년 7위에서 3위까지 상승했다.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강조한 쉐보레 신차 '이쿼녹스 EV'가 1만대 이상 판매되는 돌풍을 일으켰다.

독일 브랜드 중에서는 탄탄한 전기차 제품군을 보유한 BMW가 'i4', 'iX' 등의 판매 호조로 26.4% 늘어난 1만3538대를 판매, 견조한 성장세를 기록했다.
일본 혼다는 지난해 3분기 내놓은 '프롤로그' 신차 1대로 단숨에 브랜드별 판매 순위 7위까지 뛰어올랐다. GM과 기술 제휴로 GM 멕시코 공장에서 생산하는 프롤로그는 9561대가 판매됐다.

현대차는 전년 동기 대비 5.1% 증가한 1만2843대를 출고했음에도 전기차 전체 판매 증가율(11.4%)에는 못 미쳤다. 아이오닉 5가 8611대로 26.2% 늘었지만, 아이오닉 6(-9.0%)와 코나 일렉트릭(-47.8%) 등이 부진했다.
기아는 전년 동기 대비 24.1% 감소한 8656대에 그치며 1만대 아래로 내려왔다. 니로(-65.2%), EV6(-7.9%), EV9(-6.3%) 판매 감소로 지난해 1분기 5위였던 브랜드별 판매 순위가 8위까지 하락했다.
전기차 제품군이 빈약했던 어큐라, 닷지, 혼다, 지프 등이 연달아 신차를 투입하는 데다 관세 여파가 더해지며 향후 미국 전기차 시장 경쟁은 격화될 전망이다.
콕스오토모티브는 “2분기 이후 미국 전기차 시장은 신차 효과와 인센티브 감소 등 긍정적 요인에도 관세로 인한 불확실성 증가로 판매량 변동의 폭이 커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정치연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