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 첫 여야 회동, 시작부터 기싸움…총리 인사·원 구성 공방

22일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의 오찬 회동이 열리고 있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 이 대통령, 국민의힘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 송언석 원내대표,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  연합뉴스
22일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의 오찬 회동이 열리고 있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 이 대통령, 국민의힘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 송언석 원내대표,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 연합뉴스

22일 이재명 대통령 취임 후 처음 열린 여야 교섭단체 대표 회동은 부드러운 분위기 속에서도 팽팽한 기싸움이 이어졌다. 국민의힘은 김민석 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비롯해 추경, 사법부 독립, 원 구성 등 핵심 현안을 잇따라 제기했고, 더불어민주당은 이에 조목조목 반박하며 긴장감을 더했다.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정부와 야당이 대화를 통해 합의점을 찾아 나가는 것이(정치며), 이재명 정부가 올바른 정책을 추진하고 국민을 통합하기 위한 노력을 한다면 국민의힘도 적극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추경 편성의 실효성 △외교·안보 정책 △총리 인사청문회 △사법부 독립 △서울 부동산 시장 △외국인 부동산 규제 △정치제도 개편 등 7가지 항목에 대한 제언을 제시했다.

특히 김 비대위원장은 이 대통령을 향해 “임기를 마친 뒤 재판을 받겠다는 약속이 민주공화국의 헌법 정신을 국민이 체감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면전에서 이를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그는 “사법부의 독립과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는 헌법 가치는 민주공화국을 지탱하는 핵심 기둥”이라며 “대통령께서 향후 대통령 재판과 관련한 입법은 추진하지 않을 것이며, 재임 전부터 진행 중인 재판의 처리 여부는 사법부의 판단에 전적으로 맡기겠다는 입장을 밝혀달라”고 했다. 이어 “만약 사법부가 재판을 연기한다면, 임기 종료 후 재판을 받겠다고 약속해 달라”고 덧붙였다.

김 총리 인사청문회 관련해서는 “공정하고 투명한 인사는 소통과 협치의 지표가 되며, 정권마다 되풀이되는 인사청문회 파행을 시정하기 위해서 합리적인 제도와 관행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 역시 김 후보자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송 원내대표는 김 후보자에 대해 “청문회도 열리기 전부터 부처 보고를 받고 차관과 동행해 외부 행사에 나서는 행보는 국회를 무시하는 오만한 태도”라고 비판하면서 “이런 인사가 국정을 주도하게 된다면 향후 여야 관계가 심각하게 훼손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원 구성 문제에 대한 언급도 나왔다. 송 원내대표는 “현재 국회 구조는 이재명 대통령이 민주당 대표 시절 설계한 틀”이라며 “이제는 결자해지의 자세로 입법·행정 간 균형을 회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병기 민주당 원내대표는 국민의힘 주장에 적극 반박하면서 공세를 이어졌다.

김 원내대표는 “이전 정부에서는 여야 회동까지 720일이 걸렸지만 이 대통령은 취임 18일 만에 자리를 마련했다”며 협치 의지를 높이 평가했다. 이어 “대통령 지지율이 60%를 넘는 건 국민 기대의 반영이며, 야당도 정부 정책에 기회를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인사 문제에 대해선 “청문회가 검증의 장인데, 열리기도 전에 사실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주장으로 여론몰이를 하는 건 부적절하다”며 “제도 개편 논의에도 여야가 함께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사법 독립 문제와 관련해 “윤석열 전 대통령 일가에 대한 단호한 조치가 있어야 협치의 진정성을 국민이 체감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은 오찬 뒤 브리핑을 통해 “대통령께서 후보자 검증 대응 과정에 여러 문제점이 있다고 지적했고, 인사청문회를 앞둔 태도 역시 부적절하다는 문제의식도 가지고 있다”며 “다만 대통령께서는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후보자 해명을 지켜보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보였다”고 말했다. 이어 “김 원내대표가 제기한 인사청문 제도 개선에 대해서도 공감한다는 뜻을 전했다”고 덧붙였다.

박윤호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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