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관세 인상, 중국산 저가 철강재 유입이라는 이중고에 주요 철강사들이 위기 극복을 위해 상반된 전략을 펼치고 있다. 미국 투자를 결정한 현대제철은 비주력 사업을 매각하며 몸집 줄이기에 나섰고, 동국제강그룹은 공격적인 인수합병을 통한 몸집 불리기로 시너지 창출을 노리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비주력 사업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대주·KC그룹과 포항 1공장 중기사업부가 논의 대상이다. 현대제철 중기사업부는 굴삭기 부품인 무한궤도를 주로 생산하고 있다.
현대IFC 매각도 논의 중이다. 현대제철은 지난 2020년 단조 사업 부문을 물적 분할해 자회사 현대IFC를 설립했다. 단조란 금속을 일정한 온도로 가열한 후 힘을 가해 형체를 만드는 성형 방법 중 하나다.
반면, 동국제강그룹은 인수합병을 통한 몸집 키우기를 추진 중이다. 동국제강그룹의 냉연도금·컬러강판 전문회사 동국씨엠은 아주스틸 인수를 마무리했다. 현대제철이 매각하려 현대IFC도 동국제강의 인수 후보 중 하나다.
양사가 각기 다른 행보를 보여주고 있지만 '위기 극복'이라는 같은 목표 하에 움직이고 있다.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현대제철은 수익성이 적은 비주력 사업을 접고 자동차 강판 등 주력 제품을 중심으로 한 사업구조 개편의 방향을 잡았다. 또 매각을 통해 확보한 자금을 미국 루이지애나 전기로 공장에 투자해 현지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동국제강그룹은 아주스틸 인수로 컬러강판 시장 점유율을 키우고, 현대IFC 인수에선 단조 신사업 진출에 따른 수익성 확보를 기대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철강사의 경우 일정 시기가 지난 이후 성장을 위해 인수합병 성장 전략을 펼친다”라면서 “공급과잉, 관세 등의 문제가 직면한 상황에서 양사가 각기 다른 전략으로 생존을 모색하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현대제철은 강판과 후판 등 핵심 사업이라고 판단한 사업만 남기는 분위기”라면서 “동국제강그룹은 사이즈를 키우는 방법을 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재윤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사업 영역이 넓은 현대제철의 경우 미국 통상 문제 등 직면한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상황”이라면서 “동국제강그룹의 경우 대미수출 문제에 대해 비교적 자유로운 만큼 인수합병을 통해 신사업 진출을 고려할 것”이라고 전했다.
조성우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