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동에 산다는 자부심, 기술과 포용이 함께 만든 결과입니다.”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지난 10여년간 추진한 도시 정책의 핵심은 '스마트 포용도시'다. 스마트 기술을 삶에 적용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누구나 배제되지 않도록 포용의 철학을 녹여낸 도시 행정 전략이다. 성동구는 이러한 균형을 바탕으로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도시로 성장하고 있다.
정 구청장은 “도시는 일터, 삶터, 쉼터가 조화롭게 발전해야 지속 가능하다”며 성동형 도시 전략의 기본 철학을 설명했다. 이를 위해 성수동과 왕십리를 중심으로 일터를 확장하고, 한강변과 응봉산 일대에 쉼터를 조성하는 동시에, 주거환경 개선 및 교육·보육 확대를 통해 삶터 기능도 강화했다.
그는 “경제 기반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삶의 질 향상도 불가능하다”며 성수동 도시재생을 통한 기업 유치, 일자리 창출을 첫 과제로 삼았다. 땅을 제공하기 힘든 서울시의 현실 속에서 그는 “사람이 모이는 곳에 기업이 온다”는 미국의 도시학자 리처드 플로리다의 창조도시론을 적용, 성수동을 '힙한 동네'로 만든 데 성공했다.
성수동 도시재생은 환경 개선에 그치지 않았다. 정 구청장은 “도시재생 초기에 사회적 가치를 지닌 소셜벤처들이 중심 역할을 했다”며 이들이 성동의 정체성과 기업 생태계 형성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2015년부터 소셜벤처 육성 정책을 본격 추진한 성동구의 성과 등이 당시 국정과제에 반영되며 '소셜벤처 허브'로 지정됐다. 이후 무신사, SM, 크래프톤 등을 비롯해 '환경·사회·지배구조(ESG)'에 관심 있는 기업들이 속속 유입되며 지역 경제 활성화와 로컬 협업 생태계를 강화하는 선순환 구조를 형성했다.
정 구청장은 “성수동에 들어오는 기업들은 단순 수익 목적을 넘어서 공익적 가치를 함께 고민한다”고 말했다. 패션, 문화, 정보통신기술(ICT)이 융합되는 독특한 클러스터 형성도 이러한 기조 아래 가능했다.

성동구는 '스마트도시'라는 트렌드에 포용의 가치를 더했다. 스마트 횡단보도, 스마트 흡연부스, 스마트 쉼터 등 기술 기반 인프라를 일상에 적용하되, 누구도 배제되지 않도록 접근 가능성과 사용성을 고려했다. 정 구청장은 이를 “적정기술을 활용한 삶의 질 향상 전략”으로 설명했다.
'챗GPT' 도입을 통한 AI 행정 실험은 다른 지자체의 벤치마킹 대상이 됐다. 그는 “모든 직원이 AI를 통해 보고서와 기안 작성에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체계를 구축했다”며 “오히려 팀장·과장급이 더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모습에서 행정의 효율화 가능성을 확신하게 됐다”고 말했다.
성수동의 성공에도 일부 부작용은 있다. 정 구청장은 “팝업 스토어 폐기물, 임대료 상승 등 다양한 갈등 요인이 있다”고 밝혔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성동구는 로컬 크리에이터, 주민, 기업이 함께하는 타운 매니지먼트를 준비 중이다. 핵심은 공동선을 위한 자발적 합의를 이끌어내는 것이다.
아울러 왕십리 글로벌 비즈니스 타운 계획, 고령사회 대응책 등 향후 10년을 내다보는 중장기 전략도 조례화 및 기틀 마련 단계에 있다. 그는 “성동구의 미래는 행정이 아니라 공동체의 힘으로 만들어 가야 한다”고 밝혔다.
정 구청장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문자, 다양한 경로를 통한 '일상화된 소통'을 강조했다. 그는 “행정은 홍보가 아닌 일치의 과정”이라며 “주민들의 삶 속에서 힘이 되는 친구 같은 구청장으로 기억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김명희 기자 [email protected]